안녕하세요! 가끔 갤러리에서 눈팅만 하고 있는 아재입니다.

몇달전에도 글을 한번 썼었는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일본시약소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부부가 된 과정이나 잡다스러운 이야기에 대해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가끔씩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일본여자에 대한 환상(?)이나 일본여자와 사귀거나 결혼을 원하고 있는 분들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까지 만나면서 느낀점이나 어떤점이 한국여자와 달랐는지 말해보려 합니다.

저는 여러 일본여자를 만나본것도 아니고 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편의상 반말체로 말할게요.

본인은 81년생이고 돌싱아님!

대기업 계열사 13년차이고 연봉은 작년원천 기준 세후 6800(해마다 성과금에 따라 조금 다름)

지방에 신축 아파트 하나있고 키 178 한국에서 연애경험 조금있음.

와이프는 94년생.그냥 평범한 회사원이고 규슈 오이타현 출신.

1.시작

작년 11월 회사에서 연차쓰라고 압박해서 제주도로 갈까 일본으로 갈까 고민중 온천을 가보고 싶어서 일본으로 출발.

본인 일본어 전혀 할줄 몰랐음.뭐 파파고가 있으니까 별 걱정은 안함

당시 벳부라는 지역으로 가기위해 버스 탈려고 알아보던중 어떤 키작은 아가씨에게 어줍짢은 일본어로

"아노...스미마셍" 이게 첫마디였음. 얼굴을 보던중 너무 환하게 웃는 그 여자를 보고 무의식중으로 연락처를 물어봤지.

그냥 봐도 어려보였고 말 중간마다 이상한 한국어 섞어가며 말하는 모습이 귀여웠음.

그렇게 잠시 고민하다가 라인을 알려줬고 한국으로 오기전에 커피한잔 하면서 번역기 돌려가며 대화한게 시작이었어

2.만남

한국으로 돌아와 라인으로 대화를 주고 받던중 한가지 사실을 알게됨

일본인은 연락이 진짜 느리다는거.물어보니 일할때는 핸드폰을 반납한다고 함.

시간이 지나 메세지 하나 던저놓고 걍 신경안쓰고 내 할일 하다보니 그것도 적응은 되더라.

연락도 이틀에 한번정도 하는 사이였고 뭔가 미지근하게 흘러가는게 싫어서 좀 적극적으로 나가기로함.

이것저것 재는거 없이 자주 만나봐야 상대를 알고 나를 보여줄수있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매주 우리는 후쿠오카에서 만나면서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한달에 4번...길게는 2박3일 짧게는 1박2일 처음 몇달간은 내가 일본으로 넘어갔다

내가 비행기값만 예약하면 나머지 숙소와 식비는 와이프가 부담을 해줬으니 나로서 크게 부담가지는 않았어

3.프로포즈

단지 일본여자라서 결혼하기로 결정한건 아니었다

검소하고 사치도 없고 무엇보다 작은선물에도 몇번이나 감사하다고 말하는 모습

뭔가 자기가 실수했을때 미안하다고 말하는 모습

내가 진심으로 대했을때 그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들이 결혼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프로포즈는 라멘집에서 반지하나 주면서 한국에서 같이 살자 , 행복하게 해줄게 결혼하자

이게 전부다.

그 후 여자친구 어머니와 가족들을 만나면서 결혼을 허락받고 다행히 나를 좋게 봐주셔서 딸이 한국으로

시집가는것에 대해 흔쾌히 승락해주셨음.

4.현재

일본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다음주 한국에서 혼자 혼인신고를 마쳐야한다.

와이프는 이미 일본에서 다니고 있는 회사에 퇴사를 말한상태고 12월에 같이 아파트에서

결혼생활을 이어갈거야.그리고 F6비자준비가 남아있으니 해결해야겠지.

우리 둘다 아이를 먼저 원하고 있어서 지금도 노력중이고 결혼식은 내년11월에 한국에서만 하기로 결정한 상태야

물론 당분간은 혼자 외벌이를 해야되기때문에 그것또한 각오를 하고있다.

가끔 올라오는 질문중 내가 일본여자와 만나면서 느낀점을 말해줄게

단지 내 생각일 뿐이니까 다르다면 스킵해줘

#일본여자들은 연락이 느린가?

-이건 여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연락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다

나는 와이프 뿐만 아니라 와이프의 친한 친구, 처제,장모님,아버지 이렇게 라인을 하고있는데

내가 안부인사나 메세지를 보내면 칼답이 오는경우가 없더라

일본회사의 경우 휴대폰을 일하는중에는 못보는곳도 많고 반납해야하는경우도 많다고 함.

그리고 일본인들은 연락보다 직접 만남에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경우가 많음

#일본여자는 한국남자를 좋아하는가?

-와이프에게 물어본적이 있다.만약 그때 길을 물어본사람이 일본남자였다면 연락처를 줬냐고

대답은 "아니오"였다.그냥 일본남자가 싫다고 하더라.보수적이고 소극적이라 싫데(의외로 일본여자들이 같은 일본남을 싫어함)

하지만 한국남자가 일본남자와 다르게 적극적이고 여자에게 잘챙겨준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이 존재한다고 함.

덧붙이자면 일본녀도 외모나 스타일을 중요하게 본다고 함

#나이차이에 대해 관대한가?

-나는 스스로 나이에 대해 크게 신경을 안쓴다.그냥 사람은 꾸미기 나름이고 관리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와이프도 물론 내 나이를 듣고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일본에서 나이차이를 많이 신경쓰는사람도 있고 아닌사람도 있다고 함.

무조건 나이차이 신경안쓴다는 아님

#연봉이나 재산이 중요한가?

-내 기준으로 말하자면 '아니오'이다.와이프도 장모님도 아직 내 연봉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물어본적도 없다.

한국에서 같이 살 집을 보여드렸고 그 후로는 딸을 행복하게 해준다면 만족한다고 말씀하심.

그리고 대부분의 일본부부들은 월세로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가 집을 해야된다는 생각도 없음.

물론 일부 돈이나 재산이 중요한 일본여자들도 있겠지.

#일본여자들은 남자를 존중하고 받들여준다?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때문이다.

와이프가 한국에와서 몇주간 같이 있었을때 내가 회사에 갈때면 아침을 차려놓고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와서 배웅을 해줬다

그리고 점심도시락을 준비해서 어찌어찌 길을 물어서 버스타고 회사에 와서 직접 전해줌.

일마치고 집에가면 저녁도 물론이고 자기전에 얼굴에 마스크팩부터 지압도 해줬다.

일본도 부부들이 맞벌이를 많이 하지만 집에서 전업주부로서 남편을 내조하는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많다

모든 일본여자들이 그렇다고 볼수없겠지만 몇명의 일본사람들과 이야기해본결과 미안함과 고마움을 기본적으로 탑재한건 맞다.

#언어가 중요한가?

-당연히 중요하다.나는 처음에 일본어를 전혀 할줄 몰랐지만 지금은 조금의 회화는 가능하다.

물론 와이프가 다음달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기에 한국어를 아주 조금 사용할줄 안다는 이점이 있지만

그거와 별개로 아주 속깊은 대화를 나누는건 아직도 힘들더라

그래서 나의 우선순위는 지금도 일본어가 첫번째이다.

오히려 좀 일찍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은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꼭 그사람과 대화하기 위해서 언어를 배우라는게 아니다.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것도 매우 중요하더라.

물론 국적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므로 단점도 분명 존재한다.

어쩌면 나도 나중에 호구잡힌 퐁퐁남이 될수도 있겠지

하지만 한국에서 한국여자와 연애하며 수없이 높은 허들과 장벽에 부딪혔다면

국제결혼은 도피처가 아닌 행복을 위한 하나의 길이 될것임을 확신해

모두 원하는 국적의 사람들과 행복한 연애, 결혼생활 하길 바래​